윤석열 전 검찰총장 뒤를 이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52·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58·23기) 법무연수원 원장, 조남관(56·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추천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이성윤(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추천 명단을 확인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금부터 제청권자로서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29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제44대 검찰총장 후보 추천을 위한 회의를 열고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 회의는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앞서 추천위는 13명의 심사 대상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국민 천거 대상이었던 한동훈 검사장의 경우 인사 검증 동의를 철회해 논의에서 제외됐다.
이날 추천위는 심사 대상에 오른 후보가 많아 장시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추천위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이 지검장이 부적격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격론이 오갈 것으로도 전망됐다.
하지만 회의에서는 이 지검장을 후보군에서 제외하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는 각 위원이 4명씩 추천한 뒤 그중 가장 많은 득표수를 받은 2명을 먼저 추리고, 0표나 너무 적은 표를 받은 사람을 제외한 인물들을 두고 2차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이 과정에서 과반수 득표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 위원장을 맡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규정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을 했다"며 "필요할 때는 표결을 했지만 사실상 표결이 그렇게 중요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모두가 다 합의하는 방식으로 결정이 됐다"고 말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이 지검장이 후보에서 제외된 이유가 수원지검에서 진행 중인 수사 때문인지를 묻자 "그렇지는 않다.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모든 분들이 다 만족하는 회의 진행을 했고, 결과에 모두가 만족했고,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고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추천위 의견을 존중해 이들 중 1명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면 인사청문 절차 등을 거쳐 5월말 또는 6월초 새 총장 임기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추천위에서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그 결과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추천위로부터 특별히 의견도 전달받았나'라는 질문엔 "그냥 추천 결과만 받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시점 등을 묻는 말에는 "인사에 관한 과정이라 소상히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지금부터 제청권자로서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절차에 따라 심사숙고를 하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다음 주 정도는 제청하느냐'는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고 청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