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날 "예측하건대 홍준표가 윤석열을 따라잡고, 유승민이 홍준표를 따라잡아 11월 최종 후보가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율 복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제 지지도가 왜 낮은가. 그게 오늘 대구·경북에 가는 이유"라고 답하며 지지율을 반전시킬 기회를 영남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바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로 내려간다.
유 전 의원은 "영남 보수층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가장 크다"며 "(저는) 민주당 후보를 3월9일, 확실하게 박살낼 수 있는 후보다. 영남 보수 유권자들이 유승민에 섭섭했는데 마음에 안 들었던 걸 지우시고, (제가) 충심을 호소하면 지지도가 10~20% 오르는 건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근 불거진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역선택 방지 조항' 공방에 대해서는 "대선 경선에서 한 번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은 적이 없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대선은 전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중도층만 참여하면 그건 고립 선거, 고립 조항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를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반영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한번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은 적이 없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는 될 수 있으면 상대 유권자도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미국을 보면 '오바마 리퍼블리칸'이 있다. 공화당원인데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던 사람들이다. '레이건 데모크래틱'도 있다. 민주당원인데 공화당 후보인 레이건이 좋다는 이들이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자기당 후보가 마음에 안 들면 보수당인 유승민을 찍는다. 이런 사람들을 다 모아야 대선에서 이긴다"며 "내가 후보가 되면 정의당, 무당파, 중도층의 표를 받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은 1~2% 차이의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야권 대통합을 이뤄낼 것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이들과 문재인 정권의 연장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마음이 나뉘어 있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도 같이 가자고 손을 뻗겠다. 1% 박빙 승부에서는 득표력이 있고 우리와 같이 해도 좋을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같이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앞서 논란이 된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시민단체에서 반대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진짜 평등을 위해서는 기재부, 노동부, 복지부 등 각 부처에 양성평등국을 설치해 개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