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경내에서 '광주형 일자리'에서 생산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를 운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노사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 '광주형 일자리'의 첫 결과물인 경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캐스퍼를 인수 받고 직접 시운전을 했다.
문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도 계속 사용할 목적으로, 직접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구매한 캐스퍼에는 대통령의 개인 취향과 남다른 애정이 엿보인다.
문 대통령이 구매한 캐스퍼는 중간 옵션에 해당하는 1590만원짜리 '모던'(Modern) 트림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옵션을 추가했는지 확인되지 않지만,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 등을 보면 내비게이션도 장착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풀 옵션' 차량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두고, 평소 소박함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온다.
차량 색상을 두고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직접 선택한 캐스퍼 외장 색상은 이른바 '국방색'으로도 불리는 '톰보이 카키'색이다. 내장 색상은 다크 그레이·라이트 카키를 선택했다.
6가지 색상으로 제작된 캐스퍼 가운데 톰보이 카키색은 가장 인기가 많은 색상 중 하나로 알려졌지만, 특전사에서 공수병과 폭파병 임무를 수행했던 문 대통령의 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반영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톰보이 카키색을 장년층은 국방색이라고도 하는데, 국방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대통령님의 선택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대통령께서 평소 우리 군의 전력체계 등에 관심이 매우 많으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도 1만4500t급 대형수송함인 마라도함 위에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가 펼치는 합동상륙작전 '피스 메이커'(Peace Maker) 시연을 주의 깊게 지켜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의 캐스퍼에 대한 애정은 문재인 정부의 '1호' 노사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에서 나온 첫 결과물이라는 데 있다.
문 대통령은 "2012년부터 공약했던 사업이었는데, 긴 시간 동안 노·사·민·정 끈질긴 대화 끝에 사회적 대타협으로 광주형 일자리가 생겨나고, 자동차 완성차 공장이 우리나라에 십수 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생긴 것"이라며 "많은 일자리도 생기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새 차가 출고되었으니 감회가 깊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전날 청와대 경내에서 이뤄진 캐스퍼 인수식 및 시운전은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차량 직접 가지고 온 현대자동차 여환채 책임매니저는 문 대통령에게 차량 키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님이시지만 (다른 고객과) 동일하게…"라고 운을 떼며 "문재인님 맞으시죠?"라고 확인 절차를 거쳤고, 문 대통령 내외와 시승식에 나온 참모들이 크게 웃었다.
문 대통령은 여 매니저에게 차량 설명을 들으면서 "보닛 버튼이 어디있죠"라고 직접 묻기도 했다. 또 차량용 안전 삼각대나 주행 중 펑크가 났을 때 사용하는 '타이어 리페어킷(Repair kit)' 등 비상용품도 직접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차량 내부의 비닐을 직접 제거한 뒤, 조수석에 부인 김정숙 여사를 태우고 청와대 경내를 시운전했다. 문 대통령은 시운전 뒤 "내부도 경차라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공간이 넓고, 높이가 높아서 좋다"며 승차감 등에 만족을 표했다. 동승한 김 여사도 "오랜만에 남편 운전하는데 같이 타니까 재미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