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헤드 정비과정에서 하청업체 무자격자가 규정제품보다 무려 5~6배나 싼 저가제품으로 용접했음에도 한국수력원자력발전과 시행사인 두산중공업이 이를 알고도 거짓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검증 과정에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관리 소홀이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구갑)이 7일 과기정통부로 제출받아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빛 5호기 정비를 맡은 하청업체 용접 담당 조장이 작업자들의 자격시험을 대신 봐준 것도 모자라, 무자격자한테 작업을 맡기고 규격에 맞지 않는 저가 용접봉으로 용접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원자로 헤드 용접에 사용해야 될) 알로이690(Alloy 690)용접봉과 스테인리스 309L용업봉은 일반인이 봐도 구분할 수 있는데, 국가 기간시설인 원전 정비 작업을하는 용접공들이 이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더욱 큰 문제는 시행사인 두산중공업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고, 원안위 조사에서도 사실을 은폐하려고 급급했다는 점이다"고 질타했다.
원전의 핵심인 원자로 헤드는 정비 시 무엇보다 안전성과 내구성을 가장 중요시 하고 있다.
원자로헤드와 관통관이 만나는 접합부위는 스테인리스 용접봉으로 먼저 3바퀴 돌리는 방식으로 용접하고, 이후 부식에 강한 금속 재질인 알로이690으로 16~21 바퀴를 용접하는 작업을 3~4회 반복해 겹겹이 층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원자로 헤드 정비 구간에는 '수동용접' 관련 자격증 보유자가 직접 관통관에 들어가 작업해야 한다.
하지만 시행사인 두산중공업은 하청업체의 무자격 용접사가 작업하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부식에 강한 재질인 알로이690과 스테인리스 309L은 가격에서도 큰 차이가 나 원가 절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용접제조사 K사의 대리점을 통해 시중 유통가를 확인한 결과, 규격제품인 알로이690은 '㎏당 7만~8만원'이며, 와이어1롤에 100만~12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반면, 스테인리스 309L은 '㎏당 1만원대'에 와이어1롤 가격은 20만원에 불과해 알로이690과는 무려 5~6배의 가격 차이가 났다.
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시행사가 은폐한 '엉터리 용접'이다.
이 의원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한수원은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는 사건의 주범인 시행사에 검증 작업을 맡김으로써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간에도 두산중공업과 한수원은 거짓을 은폐하기에 바빴고 원안위와 KINS는 거짓 보고만 믿고 재용접을 허가했다"고 질타했다.
이용빈 의원은 "그간 한빛원전은 공극 발생과 철근 노출, 터빈 이상에 따른 가동 중단 등 연이은 부실시공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다"며 "원전 안전에 있어서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선제적 대응과 꼼꼼한 점검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시스템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