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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특별시, ‘수용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 구자형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 등록 2026-03-23 14: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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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 대한민국 정부가 선포한 이 담대한 목표 뒤에는 냉혹한 현실이 숨어 있다. 방한 관광객의 평균 체류일수는 7일에 머물러 있고, 그나마의 일정조차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이른바 ‘오버투어리즘’의 피로도는 서울에 쌓여가는데, 지방은 관광객이 오지 않아 소멸을 걱정한다. 정부는 관광객을 지역으로 ‘내려보내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받아낼’ 준비가 된 지역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통합을 앞둔 광주전남특별시가 마주한 거대한 기회이자 위기다.


수용태세 혁명 : '랜드마크' 없는 국제 관광은 허상이다.

냉정하게 자문해보자. 글로벌 큰손들이 전남을 찾았을 때, 그들의 안목에 부합하는 숙박 시설이 얼마나 되는가? 현재 전남의 5성급 호텔은 단 한 곳뿐이며, 그마저도 국제적 규모와는 거리가 멀다. 중급 숙박시설의 양적 팽창은 ‘로컬 관광’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국제 관광’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남의 솔라시도와 광주 어등산 일대는 단순한 개발 부지가 아니다. 이곳은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나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처럼, 그 자체로 방문 목적이 되는 ‘럭셔리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전략적 요충지다. 초국적 자본과 브랜드를 유치하여 세계적 수준의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국제 관광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첫 번째 생존 전략이다.


질적 성장: '숫자'의 함정에서 벗어나 '돈 되는 관광객유치'로 전환.

관광 정책의 성공은 방문객 수가 아니라 ‘경제적 낙수효과’로 증명되어야 한다. 일반 관광객의 소비가 100달러라면, 스포츠 마이스(MICE)와 의료 관광객의 소비는 그 2배에서 4배에 달한다. 광주전남특별시가 지향해야 할 지점은 명확하다. 5성급 호텔과 리조트를 기반으로 국제 마라톤, 골프 챔피언십, 수상 스포츠 페스티벌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상설화해야 한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이벤트는 일반 관광보다 5~10배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가치 있는 이들이 머무느냐’를 고민해야 할 때다.


경제 선순환: '모빌리티 혁신'이 골목 경제를 살린다.

리조트 내에만 머무는 관광은 지역 경제에 독이다. 외래객이 광주전남의 깊숙한 문화유산을 경험하고, 한식을 즐기며, 로컬 상품을 소비하게 하려면 ‘이동의 문턱’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가장 파격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은 지역 내 대중교통의 전면 무료화다. 이동이 자유로워질 때 관광객은 비로소 리조트 밖 식당과 카페, 전통시장을 누빈다. 이는 이미 글로벌 선진 관광 도시들이 증명한 정책이다. 교통비 지원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관광객의 지갑을 지역 상권으로 유도하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툴이다.;


통합의 가치: 노벨상의 민주도시, 한반도 관광의 새로운 축

광주전남특별시의 통합은 행정적 효율을 넘어선다. 광주의 5·18 민주화 정신과 비엔날레의 예술성, 그리고 전남의 천혜 갯벌과 섬, 미식 문화가 결합하는 순간, 우리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인 콘텐츠를 보유하게 된다.


노벨 문학상의 도시라는 상징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이전이라는 기회를 실질적인 ‘관광 메카’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그 콘텐츠를 담아낼 ‘수용 능력(Capacity)’이다.


2029년은 머지않았다. 준비된 지역은 도약할 것이고, 준비되지 않은 지역은 구호 속에 매몰될 것이다. 광주전남특별시의 선택은 자명하다. 지금 당장 세계적 수준의 수용 태세를 갖추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통합 광주전남이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의 관광 허브로 우뚝 서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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