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소영 의원(왼쪽),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 예산안 협의를 위해 만나 대화하고 있다.
중동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31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여야가 심사 일정과 지원 방식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야 모두 중동발(發) 경제 위기 상황에서 추경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심사 방향과 세부 처리 일정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 처리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삼중고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추가 예산 투입이 시급하다는 위기감을 부각하면서 다음 달 9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추경 속도전 채비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 추경'이란 비판에 선을 그으며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신속한 추경 처리에 협조하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31일 정부 추경안이 제출되면 10개 상임위원회를 가동하겠다. 필요하면 밤을 새우고, 주말도 없이 바로 추진하겠다”며 “(4월) 9일 처리를 위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졸속 심사'를 우려하며 일단 민주당의 추경 일정표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달 초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통해 정부의 예산안을 꼼꼼히 따져본 뒤 내달 14일이나 16일쯤 처리하자는 일정표를 내놨다. 대정부 질문이 진행되면 추경 심사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30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릴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일정 조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추경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도 양측의 시각차는 극명하다.
민주당은 추경을 통해 정유사 손실 보전 사업, 나프타 대체 수입 차액 지원 등 산업계를 지원하고 지역화폐 지급으로 취약계층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역화폐로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면 골목시장이 활성화되고, 경기 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선별지원 대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소득 하위 50%에 1인당 15만원씩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상태다.
반면 국민의힘은 유류세 인하,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농수산물 구매 바우처 지원 등을 추경안에 포함해야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현금 살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또 고유가로 인한 피해 계층을 세분화해 ‘핀셋 지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추경 외에도 ‘환율안정 3법’과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등 민생 법안 처리가 본회의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환율안정 3법은 해외 주식 매도 대금을 국내로 들여와 투자할 경우 양도세를 최대 100% 공제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환율안정법과 부산특별법 내용에 이견이 없다며 굳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으로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달 초부터 정부의 시정연설과 대정부 질문 등으로 본회의가 연이어 개최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달 말 본회의를 굳이 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현재 공석인 4개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도 여야 협상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