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책을 읽고
경청하고
휴식을 취하고
작품을 만들고
놀이를 하고
새로이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그리곤 정적 속에 빠져 들었다.
누군가는 명상을 하고
어떤 이는 기도하고
또 누군가는 춤을 췄다.
자신의 그림자를 만난 사람들도 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치유되었다.
무지하고 위험하고 무신경하고
무자비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어지자
하늘과 바다, 땅도 치유되기 시작했다.
위험은 지나가고
사람들은 다시 어울렸다.
상실의 슬픔을 뒤로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새 꿈 새 삶의 방식을 찾아서.
자신들이 치유된 것처럼
세상도 온전히 치유될 수 있도록.
류시화 시집 ‘마음 챙김의 시’에 들어 있는 시를 읽어본다.
미국 위스콘신주의 전직교사가 쓴 시다.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시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 북에서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하였다.
키티오메라 시인은 일상의 삶 회복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치유되기를 시로 노래하였다.
코로나 19는 뉴노멀의 시대를 만나게 했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사람이 그리운 접촉의 시대에 접속으로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현대인들은 모처럼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졌다.
한 블로그에 올라온 주부의 글이다. “코로나 19로 좋은 점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 줄 수 있고, 아침에 아이 유치원 보내느라 전투적이지 않아 좋고, 아이에게 ‘빨리 자야지’ 보채지 않아도 되고, 매일 집에서 밥을 해 먹으니 냉장고에 묵혀둔 음식이 교체되어서 좋다.” 는 일상에서 여유로운 삶이 소중하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날로그의 삶이 시작되었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세월이 가면서 코로나 19, 함께 하는 뉴노멀의 삶에 적응하고 있다.
아빠는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을 가졌고, 엄마는 가족과 식탁에 함께 앉아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시를 읽으며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보며 삶의 시를 만들자.
어둠이 빨리 내리는 겨울에 눈빛을 마주하고, 서로에게 관대해지는 시간을 마련해보자.
아름다운 시어로 마음속에 뜨거운 군불을 지펴 온전하게 치유된 우리를 기대해보자.
우리 삶에 겸허하게 새날을 기다리자. 당신의 삶에 2020년도와의 이별이 슬프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