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손수건만한 작은 보자기에 싸준 선물을 받았다. 그 안에는 하얀 수건이 들어있었다. 친환경을 생각하느라 비닐보다는 손 보자기에 싸준 정성이 마음까지 와 닿았다. 선물을 마음까지 받아 작은 보자기를 정성을 들여 개어서 잘 보관하였다.
삶이 이렇게 따스하게 이어진다면 모두에게 행복을 줄 것이다.
삶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작은 것까지 마음 써준 이가 고맙고 감사하다. 산다는 것은 서로 마음을 써주며 살아간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생각하는 여름날이다. 한해의 절반의 시기가 된 것이다.
2022년 광화문 교보문고 글 판에는 김춘수 시인의 ‘능금’과 이수지의 ‘파도야 놀자’ 그림이 시원한 바다로 안내한다. 김춘수 시인이 100주년이 되는 기념, 이수지 작가의 안데르센 수상의 기념을 묶어 K- 문학으로 우리가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김춘수 시인은 ‘꽃’ 이라는 시로 유명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시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시다.
벌써 김춘수 시인이 탄생이 100주년이 되었다는 사실만 해도 우리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크다.
광화문 교보문고 글판 문구는 꽃의 시인 김춘수의 ‘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의 부분이다.
그림은 어린이 노벨상이라는 불리는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 그림책의 한 부분이 아니라 ‘파도야 놀자’ 라는 그림책의 한 부분이다. 파도가 치는 바다 앞에서 뒷모습의 한 소녀가 서있는 그림은 우리를 끝없이 바다로 안내한다.
김춘수 시인의 100주년 기념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의미를 주는 것이 방정환의 동화집 사랑의 선물이 100주년이다. 방정환이 일제 강점기에 어린이를 위한 세계명작 동화집 사랑의 선물은 어린이들에 책을 읽고 꿈을 키우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다.
아동문학평론 통권 183호에 실린 사랑의 선물 100주년 기념 출간에 실린 글을 보면 ‘이 작은 책자가 당시 독자들을 올리고 웃기던 풍경을 상상해 본다. 표지에는 풍성한 꽃다발을 안고 있는 소녀 이미지가 있고 크기는 어른 손바닥만 하지만 아이들이 가볍게 손에 들고 보기 알맞다.’ 당시 옛이야기만 듣던 어린이들에게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을 주는 동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깃든 동화 사랑의 선물로 시작된 스토리는 이제 우리나라의 작가들이 세계로 뻗어나가 글과 그림의 융합된 K-그림책으로 우리의 문학의 위상을 한 번 더 알려주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기뻐하고 감탄해야 할 것이다.
김춘수의 시 100주년에 담긴 시 능금은 가을에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여름에 이시를 만나본다. ‘그는 그리움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이미 가 버린 그날과/ 아직 오지 않는 그 날에 머문/ 이 아쉬운 자리에는/ 시시각각의 그의 충실만이/ 익어간다./ 보라/ 높고 맑은 곳에서/ 가을이 그에게/ 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 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여름에 만나는 능금의 시는 우리를 끝없이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시가 주는 상상의 세계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김춘수의 100주년,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 100주년이 우리에게 K-그림책이라는 의미를 안겨주는 것처럼 김춘수의 시와 이수지의 그림책은 어린이와 어른의 연결은 우리의 삶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김춘수 시인의 탄생 100주년에 한국의 문학이 세계로 뻗어가는 것을 알리는 마당이 되는 광화문 교보문고 글 판의 글과 그림을 보면서 우리의 어린이들이 무한한 꿈과 이상을 가지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힘과 에너지를 키웠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우리의 문학, 미래의 삶의 원동력이다. 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문학의 바다로 우리는 계속 정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