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아들 50억원'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전 의원의 주거지와 하나은행 등을 압수수색,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 '로비 의혹' 수사가 본격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구속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을 오는 22일께 재판에 넘기면서 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짓고, 로비 의혹에 대해 조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이날 오전 곽 전 의원의 주거지와 그가 쓰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과거 곽 전 의원을 통해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수 있었던 상황을 넘기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당시 하나은행 등이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과 경쟁관계에 있던 산업은행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가 하나금융지주 회장 측에 참여 의사를 타진했고, 이에 컨소시엄이 깨질 것을 우려한 김씨가 곽 전 의원을 통해 하나금융지주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앞서 제기된 바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등의 명분으로 받은 50억원을 이에 대한 대가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대유에서 6년차 대리급으로 퇴직한 병채씨는 산업재해 위로금 명목 등으로 이 같은 고액의 퇴직금을 받은 것이라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하나은행 본점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부서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 확보에 나선 것으로도 알려졌다.
수사 초기 검찰은 병채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고 이후 그를 소환해 조사한 바 있지만, 곽 전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강제수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사팀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조만간 곽 전 의원을 소환해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곽 전 의원과 하나은행 측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는 상태다.
검찰은 곽 전 의원과 함께 정치권에서 '50억 클럽' 명단으로 지목됐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에 대한 로비 의혹도 들여다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코로나19에 확진돼 수사팀에서 이탈해 있었던 유경필 경제범죄형사부장 등 5명이 다시 합류했다. 수사팀은 이날 오후 남 변호사 등을 소환하는 등 막판까지 이들의 배임 등 혐의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씨와 남 변호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본부장(구속기소)과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냈던 정민용 변호사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에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익을 몰아주고 반대로 공사에는 그만큼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를 받는다.
특히 김씨 등은 화천대유에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곽 전 의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한 혐의도 받고 있지만, 검찰은 그를 구속할 당시에는 추가 수사가 필요해 범죄사실에는 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