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의 주민참여예산 대폭 삭감 논란을 계기로 제도 본연의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지역 시민단체가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자치21은 13일 성명을 내고 "참여예산 무더기 삭감과 시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성 예산 끼워넣기' 논란을 빚었던 광주시 2022년도 예산안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시와 시 의회가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분명 참여예산제도 본연의 취지를 왜곡시켜온 행정의 책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면서도 "시 의회 주장처럼 참여예산 일부 항목이 도로 포장 또는 개설 등 '창의성 없는 민원성 예산'인 것은 맞다. 제도 본연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예산 삭감을 추진한 의회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민회관 청년 창업 지원',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운영비', '워킹맘 자녀 청·중년 여성 멘토링 사업', '에너지 전환 시민교육 지원' 예산 등 본연의 취지에 걸맞는 예산 증액은 지지할 만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일부분을 옳게 지적했다는 것이 행위 정당성을 모두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예를 들어 걷고 싶은 도시, 광주 보행 환경 개선 사업(12억 원)은 시민 총의를 모아 결정됐고, 이를 '창의성 없는 민원성 예산'으로 해석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참여자치21은 또 시 의원들을 향해 "시의 민원성 예산 편성을 비판하면서도, 참여 예산을 삭감해 자기 지역구 민원성 예산으로 편성한 것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시민들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 의원의 참여예산제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대해서도 꼬집으며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빨리 본연의 취지에 맞는 참여예산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 제도적 한계를 손 보자는 시 의회의 문제 제기에 동의한다. 시 의회와 광주시,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정책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끝으로 "시 의회는 본 회의에서 정책 효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참여예산제 취지에 부합하는 사업 예산을 증액하고, 일부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성 예산'은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광주시는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사업 제안을 받고 타당성 검토를 거쳐 내년도 예산안에 주민참여예산 사업 79건, 102억 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시 의회 상임위원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41건·60억 원(59%)이 삭감됐다. 이후 참여예산제 취지 무력화와 지역구 선심성 예산 편성 등에 대한 비판이 불거지자 예결위에선 사업 11건·18억 원이 부활했다.
이로써 내년도 시민참여예산 사업 49건·60억 원(58.6%)이 반영돼 본 회의에 의결을 거친다. /조선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