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3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대규모 언론인·민간인·정치인 통신기록 조회를 놓고 '미친 사람들 아니냐'고 한 데 대해 "지금 우리나라 상황도 매우 어렵고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분노의 언어보다는 희망의 언어를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인천 중구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똑같은 내용이라도 표현의 방식은 매우 다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모두가 힘든 시기이기 때문에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하면 이겨낼지, 어려움들을 어떻게 서로 힘을 합쳐 극복해갈지에 대한 의논들이 필요한 시기 아닌가 싶다"며 "기왕이면 똑같은 말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텐데 왜 저러실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대위 출범식에서 "우리 당 의원들 확인된 것만 60~70%가 (공수처에) 통신사찰을 받았다. 제 처와 제 처 친구들, 심지어 누이동생까지 통신사찰했다.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닌가"라고 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6년 본인과 측근들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을 공개하며 '국가기관의 전방위적 사찰·조작·공작·감사·수사가 이어지고 불법수단조차도 거리낌 없이 동원된다'고 했던 것을 놓고 입장이 바뀐 것이냐는 지적에는 "아까는 국정원이었다고 했는데 경찰이었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어 "통신조회는 기본적으로 수사 필요에 의해서 기초 자료 수집과정이라 보인다"며 "그게 적정한 수준으로 필요한 경우에 했다면 문제는 안 될 것"이라며 "너무 과중하게 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2016년 검찰과 경찰의 통신자료 조회를 불법으로 규정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국정원에서 한 것을 얘기하시는 것이냐"며 "국정원과 검찰은 다르다. 국정원은 국내 정보 수집이 금지돼 있고 매우 부도덕해 비난받아 마땅한데 수사의 기초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검찰의) 행위하고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일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택지공급도 유연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도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수도권의 대규모 택지공급은 대개 그린벨트 훼손을 통해 이뤄져 왔다"며 "서울은 박원순 전 시장님 입장 때문에 그린벨트 훼손이 많이 이뤄지진 않았고 주로 경기도 중심으로 많이 이뤄져 왔다"고 했다.
이어 "제가 가급적이면 정부 정책에 협조하되 향후 경기도에 대규모 택지 개발을 위한 그린벨트 훼손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이런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가급적이면 그린벨트 훼손을 안하는 방식이 바람직하긴 한데 정말 시장에서 계속 추가 공급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불가피하다면 공익 차원에서 충분히 고려할만하다는 말씀"이라고 전했다.
토론회에서 '선거 전후를 가리지 않고 집권을 하게 되면 최대한 진영을 가리지 않고 협치정부, 실용내각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연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까지는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대상을 특정하거나 해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