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대위 쇄신을 선언한 지 하룻만에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악화일로 치달으면서 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정치적 '홀로 서기'를 외친 지 24시간만에 '이준석 리스크'에 부딪혀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최근 지지율 급락해 위기를 맞은 윤 후보가 상황 노릇을 했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배제한 선대위 쇄신을 단행해 국면 전환을 노렸으나 이 대표가 당직 인선에 제동을 걸면서 재충돌했다. 당내 분란도 지지율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만큼 윤 후보의 위기 관리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윤 후보는 이 대표의 태클에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 대표가 당직 인선을 반대하자 이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행사해 인선을 강행했다. 그러자 원내지도부는 이 대표에 대한 사퇴결의안까지 꺼내들었다.
선대위 해체 후 '윤석열 선대본부' 출범이라는 극약 처방에도 당은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권영세 사무총장,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 상정을 거부했다.
이에 윤 후보는 두사람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려 했고, 이에 이 대표는 권영세 총장 임명안에 대해서만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 대표는 이철규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라는 이유를 들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결국 최고위 후 의총에 참석했다 당사로 돌아와 당무우선권을 행사하며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을 강행했다.
이날 아침까지도 윤 후보와 이 대표간 갈등이 해소되는 듯했다.
이 대표가 전날 권영세 선대본부장을 통해 '연습문제'라는 이름으로 윤 후보에 3가지 제안을(강북지역 지하철 출근길 인사,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노동자 체험, 젠더 게임 특위 설치)을 했는데, 이날 오전 윤 후보가 여의도 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행보를 보였다.
이는 이 대표가 전날 3가지 제안을 '연습 문제'라고 표현해 서 사실상 이 대표의 요구조건을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관심없다"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윤 후보 일정)연락 받은 것도 없고 (연습문제를 푼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며 "관심없다"고 했다.
이후 열린 의총에도 이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선대위 사퇴 후 윤 후보와 만남을 피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 후보가 직접 연락을 취해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보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태경 의원도 이 대표의 이날 반응에 대해 "이 대표가 후보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거다. 함께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건데, 그 답변이 정식으로 안간거라고 봐야한다"라고 했다.
윤 후보가 화해의 제스처를 내보였지만 이 대표가 이를 평가절하한데 이어 결국 이후 최고위에서 두 사람은 결국 인사권 문제로 결국 충돌하고 말았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급기야 이 대표에 대한 '사퇴 결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당 대표가 변화는 모습을 아직 볼 수가 없다. 이제 당 대표 사퇴에 대해 결심을 할때가 됐다"라며 '이준석 사퇴 결의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날 오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이준석 당대표 사퇴결의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들은 오후 이준석 대표에게 참석을 요청해 의총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도 참석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다.
원내수석부대표인 추경호 의원이 이준석 당대표 사퇴결의안을 제안했고, 몇 의원들은 환영의 뜻으로 박수를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자신이 원내지도부가 아닌 개인자격으로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 의원은 "당 대표가 변하는 모습을 아직 볼 수가 없다"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제 당 대표 사퇴에 대한 결심을 할 때가 됐고 여기서 결정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이날 오전 사퇴결의안을 두고 10명 이상이 찬반 토론을 이어갔지만 오후 1시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후 2시 다시 의총을 재개할 계획이며, 이준석 대표에게 의총 참석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대표는 당연히 (의총에) 참석할 의무가 있고 대표가 많은 의원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답변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