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별세한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에 대해 문화계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7일 \"제가 장관에 취임한 후 가장 먼저 찾아 뵌 분은 이어령 전 장관\"이라며 \"투병 중인 힘든 상황 속에서도 1시간을 넘게 함께해주셨다\"고 회상했다.
황 장관은 \"여전히 반짝이셨던 눈빛과 그 열정은 지금도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날 제게 해주셨던 소중한 말씀은 고인의 유지처럼 다가왔다\"며 \"생전에 늦지 않게 금관 문화훈장을 드릴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다행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전 장관의 뜻을 잘 기리고 추모의 마음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모시기로 했다\"며 \"마지막 가시는 길 소홀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예를 갖춰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장례 절차를 마무리 한 이후에도 문체부는 국민들과 함께 이 전 장관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남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결식은 다음달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거행된다.
황 장관은 \"유족들에게 듣기론 고인이 돌아가시기 전 본인의 책을 정리했다고 들었다\"며 \"이 전 장관이 여러 모습을 갖고 있지만 문인으로서 종합적으로 상징성이 높은 공간, 지성의 상징인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영결식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도 \"영결식장을 저희로 지정해줘서 영광스럽다\"며 \"마지막 가시는 데 편안히 가실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 관장은 \"이 전 장관과 도서관과의 인연이 깊다\"며 \"도서관이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신 분\"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는 \"원래 도서관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가 문교부(현 교육부)였는데 초대 문화부가 생기면서 이 전 장관이 애써주셔서 문화부로 넘어오게 됐다\"며 \"그때 이후로 도서관 정책이 많이 발전했다. 도서관계 사람들 모두 고맙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여전 쯤 만나뵈었을 때는 병환 중이라고 해도 열정이 넘치셨고 말씀도 많이 하셨다\"며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1990년 문화부가 처음 생기면서 당신이 도서관 정책을 문화부로 가져오기 위해 노태우 대통령을 독대해 설득했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며 \"그런 자세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기록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걸 못 지켜서 죄스럽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의 많은 기록물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서 관장은 \"이 전 장관은 디지털 등에 워낙 빠르셨던 분이다. 그때 찾아뵈었을 때도 당신의 모든 기록을 손수 디지털로 찍고 계셨다\"며 \"\'이어령 아카이브\'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그에 대해서도 완결되지 못해 아쉽고 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SNS 등에서도 이 전 장관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고인의 영결식을 가지는 이유와 의미가 있겠지요. 문화부 초대 장관으로서 도서관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주신 일을 늘 기억하겠다\"며 애도했다.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쉴새없이 생각과 지식을 쏟아내시던 이어령 선생님. 투병생활을 하시며 얼마 남지 않은 생의 소중한 시간에, 제게 몇 차례 만남을 청해주셔서, 덕분에 저도 여러 성찰을 할 수 있었던 아주 각별한 경험이었다\"며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 \"한 지식인의 마지막을 함께 하면서, 저도 제 삶의 마지막을 떠올려보았다.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 더없이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고 부연했다.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의 지성 이어령 박사님 별세 소식을 접하고 하얗게 비어가는 가슴의 속살을 움켜쥐었다\"며 \"\'필자가 기획한 전시회 도록 제작이 늦어져 전시회 오픈 직전에 도록을 보내드리면 언제나 모든 일정을 미루시고 전시회에 왔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사님을 떠나보내고 있는 지금의 부끄러운 모습이 아닌 지혜의 빈 그릇을 채우고 또 채우려 최선을 다하렵니다. 늘 따뜻한 격려로 품어주신 깊은 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SNS에서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 문화의 발굴자이고, 전통을 현실과 접목해 새롭게 피워낸 선구자였다\"며 \"우리가 우리 문화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된 데는 선생님의 공이 컸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문화예술발전 유공자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기도 한 고인에게 금관 문화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한편 고인은 노태우 정부때 신설된 초대 문화부 장관(1990~1991)을 지냈으며, 60년 넘게 학자·언론인·소설가·비평가 등으로 활동하며 \'우리 시대의 지성\'으로 불려왔다.
이 전 장관의 장례는 5일간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월2일 오전 8시30분이며, 영결식은 같은날 오전 10시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