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오는 8월 달 궤도선(KPLO)을 발사해 달 탐사에 도전한다. 국내 최초로 지구 밖 탐사에 나서는 것이다. 성공 시 대한민국 우주탐사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1992년 국내 첫 위성인 우리별 1호로 우주를 향한 포문을 연 뒤 30년 만의 역사적인 행보다.
현재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미국, 러시아 등 6개국이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우주강국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는 것이다.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이르면 오는 8월 1일 오전 8시35분 우리나라 달 궤도선이 발사된다. 항우연 김대관 달탐사업단장은 \"여러가지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8월 1~30일 궤도선을 발사하면 12월16일 목표한 달 궤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날 최종적으로 성공여부가 판가름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오는 8월 쏘아 올릴 예정인 달 궤도선은 달 100㎞ 고도를 비행하며 달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탐사선이다. 가로 1.82m, 세로 2.14m, 높이 2.29m 크기의 본체와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인터넷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섀도캠 등 6개 탑재체로 구성돼 있으며 무게는 약 678kg이다.
5월 말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7월 초 인천공항에서 화물용 비행기에 실려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로 이동한다.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이르면 오는 8월 1일 발사된 후 4개월 동안 날아가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한다. 이후 안착해 2023년부터 1년 동안 매일 달을 12바퀴씩 돌며, 달 착륙선 착륙지 탐색, 달 표면 편광지도, 우주풍화 원리 등 달의 비밀을 풀어낸다.
이번 달 탐사 사업은 2016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총 7년에 걸쳐 236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항우연이 설계·제작·조립·시험·운영·발사와 운영을 총괄한다. 한국 첫 달 궤도선의 이름은 공모를 통해 선별된 다가온, 다누리, 다래온, 다산, 달마루지, 달마주, 달수리, 미리온, 별마루, 최순달 등 총 10건 가운데 내달 최종 확정된다.
달 궤도선은 달까지 BLT(전이 궤도)를 타고 도착한다. 지구에서 달까지 직선거리는 38만4000㎞ 수준인데 이보다 4배나 먼 150만km이나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L1까지 간 뒤 달 쪽으로 방향을 바꿔 12월 16일에 달 궤도에 도착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항로를 선택한 것은 연료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빠른 속도로 지구 중력을 벗어난 궤도선이 달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특정 구간에서 감속해야 한다. KPLO는 달을 향해 직선거리로 가는 대신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점을 이뤄 무중력에 가까운 라그랑주 포인트 L1까지 간 뒤 달 쪽 방향으로 속도를 줄이고 달로 방향을 전환하는 방법을 택했다. 달을 향해 가는 기간이 4개월로 늘었지만 이를 통해 연료 무게를 줄여 궤도선 전체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재까지 달 착륙에 성공하거나 궤도선 탐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인도가 있다. 달 궤도선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7번째 달 탐사국으로 이름을 올리고 우주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위상도 격상된다. 달 탐사 소요 기술은 기존 위성 대비 진일보한 우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우주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시점에 달 탐사에 나서는 것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축소하고 우주탐사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실제 세계 각국들은 우주에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1969년 7월 20일 미국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은 오는 2025년 달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고 2028년 달 유인기지를 만드는 \'아르테미스 플랜\'을 가동했다. 아르테미스 플랜에는 한국을 포함한 1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민간 우주여행이 현실화되는 등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렸으며 화성 등 더 먼 우주를 향한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