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등장을 예고했던 핵 전투 무력이 베일을 벗었다. 핵 전투 무력이 한국을 사정권으로 두는 전술 핵무기로 드러난 가운데 북한은 이를 남북 접경 포병 부대에 배치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17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시험 발사 참관 소식을 전하며 이를 핵 전투 무력으로 규정했다.
매체들은 \"총비서 동지께서는 전망적인 국방력 강화에 관한 당 중앙의 구상을 밝히시면서 나라의 방위력과 핵 전투 무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가르치심을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 전투 무력이 곧 전술 핵무기라고 설명했다. 매체들은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온 이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체계는 전선 장거리 포병 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 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핵 전투 무력이 전술 핵무기를 뜻한다는 관측은 이미 이달 초에 제시됐다. 김 위원장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5일 담화에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쟁 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타방의 전쟁 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핵 전투 무력이 동원되게 된다\"고 위협했다.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로 핵 전투 무력이 북한의 전술 핵무기를 뜻하는 개념으로 확정된 가운데 북한은 이를 남북 접경에 배치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전선 장거리 포병 부대들의 타격력을 향상시킨다\"고 언급한 부분에 주목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 같은 설명에 비춰볼 때 향후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신형 전술 유도 무기에 전술 핵탄두를 탑재해 전방 부대에 실전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전술 핵무기를 전방 부대에까지 실전 배치한다면 한미가 그것들까지 모두 선제 타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리고 북한이 한국군부터 먼저 괴멸, 전멸시키기 위한 공격에 나선다면 국방부 청사 바로 옆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포병 부대가 운용하던 기존 KN-02 독사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이번 신형 미사일로 대체하려 한다고 봤다. 신 위원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1차 시험 발사 제원은 KN-02 독사와 유사하다. KN-02는 북한 전략군이 아닌 포병 사령부가 통제하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며 \"북한은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3분의 2 크기로 소형화해 북한군 포병 부대가 운영하는 KN-02를 대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합참 평가상 탐지된 발사체 비행 제원을 고려할 때 북한 지상군 포병 부대의 전술 핵 운용과 정밀 타격 능력 확보를 위한 소형의 CRBM(300㎞ 미만급 근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활동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차적으로 노후화된 240㎜급 방사포(사거리 70㎞ 미만)와 300㎜급 신형 대구경 방사포(사거리 200㎞ 수준) 사이의 간격을 메워주는 군단급 화력 지원체계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사시 북한 지상군에 대한 화력 지원뿐만 아니라 유사시 천무 등 아군 주요 포병 자산에 대한 대화력전, 수도권 인근 한미 연합 주요 지휘 체계 등 핵심 군사 자산에 대한 정밀 타격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