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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없어 발동동 고려인 '천신만고 끝 한국 품에'
  • 호남매일
  • 등록 2022-04-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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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자 발급 위해 루마니아 거쳐 폴란드까지 고려인마을 도움으로 바뀐 정책 안내받아

한국행 비자 발급이 반려돼 국내에 들어올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김류샤(66·우측 두번째)씨가 광주고려인마을 등의 도움을 받아 지난 18일 광주에 도착했다. 고려인마을에 도착한 김씨가 신조야(67·우측 세번째) 고려인마을 대표 등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 = 광주고려인마을 제공) 2022.04.20.



\"강제이주를 겪은 선조들과 전쟁 유랑민 등 대물림되는 고려인들의 아픈 역사가 이곳 광주에서 끝나기를 바랍니다\"


전란 속 여권을 챙기지 못해 비자 발급이 반려되면서 한국행이 좌절됐던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이 광주고려인마을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입국했다.


20일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나 루마니아와 폴란드를 전전하던 고려인 김류사(66·여)씨가 지난 18일 광주에 도착했다.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가 고향인 김씨는 지난달 중순 전쟁을 피해 인접 국가인 루마니아의 난민촌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인 고려인들을 만난 그는 한국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자 발급을 위해 루마니아 주재 한국 대사관을 찾았다.


그러나 급히 탈출하느라 여권을 챙기지 못한 김씨는 비자 발급이 거절되자 크게 낙심했다.


다른 나라의 대사관이면 혹시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그는 이달 초 루마니아 난민촌을 떠나 폴란드로 향했다.


우여곡절 끝에 폴란드 주한 대사관에 도착했지만 이곳에서도 여권이 없다는 이유로 비자 신청이 반려됐다.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폴란드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찾아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았지만, 이마저도 한국행에는 효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사정을 전해 들은 고려인마을은 과거 마을 주치의로 활동했던 이용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 광산구 갑)과 함께 김씨의 송환 방법을 모색했다.


김씨의 사정을 들은 이 의원은 지난 8~10일 사이 직접 폴란드 난민촌으로 향해 현지의 고려인들에게 \'신분증만 있어도 비자를 발급할 수 있도록 외교부와 법무부의 협조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고려인마을과 이 의원의 노력으로 김씨는 폴란드 주한 대사관으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으며, 지난 16일 바르샤바 공항을 떠나 17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얼마 뒤 고려인마을에 도착한 김씨는 현지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와 만나 수십여 년 만에 눈물겨운 상봉을 했다.


김씨는 \"고려인마을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 오게 돼 꿈만 같다\"며 \"소련 치하 강제 이주를 겪은 선조들과 전쟁으로 인한 오늘날의 유랑민 등 대물림되는 고려인들의 아픈 역사가 이곳 광주에서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인마을은 지역 사회의 후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들의 국내 입국 항공권을 지원하는 동시에 광주에 터를 잡은 이들의 정착 지원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약 120명이 지원을 받은 가운데 현지의 항공권 발급 대기자 수는 5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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