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양현숙 전 광주YWCA 간사와 홍인화 5·18기록관장, 안희옥 전 간사. /5·18기록관 제공
5·18민주화운동 관련 광주YWCA 상황이 담긴 소중한 기록물들이 22일 5·18 기록관에 기증됐다.
이번에 기증된 기록물은 5·18 직후 작성된 광주YWCA 기록물로, 계엄사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작성된 계엄사 합동수사단 소속 수사관의 보관증과 양현숙 간사의 수첩, 안희옥 간사의 소형 수첩 등이다. 이번 기증은 오랫동안 기록물을 보관해온 양현숙, 안희옥씨 등에 의해 이뤄졌다.
합수단 보관증은 계엄사 측에 100만원이 압수된 증거로, 42년 만에 밝혀진 것이다. 1980년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광주YWCA에서는 압수수색이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졌다.
보관증은 5·18 직후인 1980년 6월2일 계엄사 측 전남 합수단 수사3과 505보안대 수사관이 100만원을 압류하자 \'차용증을 써 달라\'는 양 간사의 요구로 합수단 수사관이 작성한 것이다.
1979년부터 청년부와 회계간사로 활동한 양씨는 당시 이애신 총무와 함께 일했다. 이 돈은 상무관에 안치된 시신 49기의 관 구입비를 마련하기 위해 김신근 목사와 상무관, YWCA 대학생들이 시민궐기대회 등에서 모금한 시민성금이다.
이를 관리하던 항쟁지도부 기획실장 겸 광주YWCA 신협 참사 김영철씨가 그중에서 100만원을 양 간사에게 전달해 캐비닛에 보관하다 합수단에 압류된 것이다. 당시 거금이던 100만원은 이후 광주YWCA에 반환되지는 않았다.
또 다른 기록인 광주YWCA수첩은 안희옥 간사가 1980년 5월26일부터 7월10일까지 광주YWCA에서 임시 실무책임을 맡으며 적은 메모가 담겨 있다.
자료를 기증한 안 간사는 1974년부터 광주YWCA 간사로 성인부와 교육부를 담당했다. 특히, 5·18항쟁 막바지에 조아라 회장, 이애신 총무가 계엄사에 연행되고 총간사 김경천씨가 공개수배되면서 안 간사가 임시 집행부 실무자로 활동하면서 당시 상황을 촘촘하게 기록한 것이다.
홍인화 기록관장은 \"이번에 기증된 자료는 광주YWCA를 중심으로 펼쳐진 5·18의 전개 정황과 이후 계엄사가 압수수색으로 시민들의 장례비용을 가져간 상황을 보여준다\"며 \"시민들이 기증한 기록은 5·18 가치를 알리는 소중한 자산으로, 기록관은 앞으로도 산재돼 있는 기록물을 수집하고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