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지지자들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
미국 유학을 위해 워싱턴 D.C.로 출국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제 출국에 대해 여러 시비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국내의 여러 문제들은 책임있는 분들이 잘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사람은 국내가 걱정스러운데 어떻게 떠나느냐고 나무란다. 그러나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또 어떤 사람들은 왜 아직까지 안갔느냐고 하는 분도 있다. 바로 가고 싶었지만 대선, 지방선거 때 제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며 \"그래서 지방선거 끝나고 원래는 6월15일 이후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머뭇거리는 게 좋지 않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언급은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이후 \'이재명 책임론\'이 민주당을 흔들며 계파갈등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친문재인계(친문계) 구심점인 자신의 출국을 향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데 대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모여든 지지자들에게는 \"스스로 존중하고 사랑하기를 바란다. 세상에는 존중과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사람을 경멸하고 증오한다. 그것을 여러분이 존중과 사랑으로 이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공격한다. 이것을 여러분이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 계파갈등 속에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친이재명계(친명계) 지지자들의 공격을 의식한 발언으로 여겨진다.
이 전 대표는 또 \"많은 걱정이 있지만 여러분도 지금까지 해 오신 것처럼 충정으로 헌신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야생화는 그 이름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는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알아주건 말건 늘 기꺼운 마음으로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의 헌신 덕분에 세상이 크게 빗나가지 않고 그나마 자리를 찾아간다고 생각한다\"며 \"강물은 직진하지 않지만 먼 방향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에 가는 길을 스스로 찾고 끝내 바다에 이른다. 지지자 여러분도 그러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당 상황과 관련해 민주당에 당부하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동지들이 양심과 지성으로 잘 해결해가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국가란 매우 숭고한 의무를 가진 조직이다. 그런 것을 항상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조언을 남겼다.
이후 당내 계파갈등에 대한 직접적인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침묵을 지키며 자리를 떴다.
이 전 대표는 1년 간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에 대한 연구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기간 평소 관심을 가졌던 남북관계와 외교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한인사회 등과 교류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