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차관이 8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3국 안보 협력을 진전시키기로 약속했다. 공동 기자회견조차 열지 못했던 지난해 11월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서울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갖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5월27일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 성명의 결과를 재확인하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3국 안보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공유하는 가치에 기반을 둔 한미일 3국 협력은 민주주의 국가가 자국 국민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수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공동의 노력을 진전시키는 가운데 정례적 3국 협의를 지속하기 위해 도쿄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모리 차관은 기자 회견에서 한국 새 정부 출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한국 신정부가 출범했고 바이든 미 대통령이 양국을 성공적으로 방문했으며 얼마 되지 않아 3국 차관 협의를 했다\"며 \"북한 대응 방안, 우크라이나, 중국, 아세안, 태평양 주요 정세, 공급망 강화, 기후 변화, 코로나 대응을 포함한 국제보건이라는 지구촌적 과제를 솔직하고 전략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유익했다\"고 밝혔다.
모리 차관의 태도는 지난해 11월 3국 차관 협의회 때와는 판이했다.
지난해 11월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9차 외교차관 협의회 당시 모리 차관은 3국 공동 기자 회견을 거부했다.
당초 모리 차관과 최종건 한국 외교부 1차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협의회 후 공동 기자 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모리 차관은 한국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이유로 참석을 거부했다. 최 차관과 모리 차관은 양자 회담에서도 독도 문제로 충돌했고 그 여파가 공동 기자 회견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결국 셔먼 부장관이 단독 기자 회견을 열었다. 3명 중 모리 차관만 불참할 경우 독도 문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가능성이 컸다. 이 경우 한일 간 갈등이 증폭될 것은 뻔했다. 결국 셔먼 부장관이 단독 회견을 제안했고 최종건 차관이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모리 차관 기자 회견 거부는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을 초래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경찰청장급의 독도 방문을 빌미로 국제 무대에서 파열음을 냈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