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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10·19연구소 정미경 연구원 소설집 ‘공마당’ 문학나눔도서 선정
  • 호남매일
  • 등록 2022-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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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순사건' 유족들 삶과 역사적 상흔 승화 소설 부문 최종 선정작 43개에 이름 올려

정미경 연구원 소설집 ‘공마당’ /순천대 제공



순천대학교 10·19연구소 정미경 연구원이 소설가로서 발행한 첫 소설집 ‘공마당’(문학들, 2021 刊)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22년 1차 문학나눔도서에 선정됐다.


‘문학나눔도서’는 문학 진흥 특화를 위해 세종도서에서 문학 부문을 분리하여 선정하고 있으며, 공정성 있는 심사를 통해 국내에서 발간되는 우수문학도서 중 6개 분야에서 연간 3회에 걸쳐 500종을 선정하고 있다. 선정도서는 더 많은 독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도서구매 지원이 이뤄진다.


지난 5월 발표된 1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에는 1382종의 도서가 접수, 188종의 도서가 최종 선정됐으며 ‘공마당’은 소설 부문 선정작 43개에 이름을 올렸다.


정미경 연구원은 “여순사건은 여수·순천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이다. 유족 증언 채록을 다니면서 그 비극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음을 절감한다. 여순사건은 지역의 역사를 넘어 한국현대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대부분 그 실상에 대해 잘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침묵한다. 너무 아프기 때문\"이라면서 “그 아픔을 알리고 같이 나누기 위해 피해보고서를 소설화 했다. 문학 나눔도서에 선정되어 전국 곳곳에 배치된다고 하니 기쁘다. 더 많은 분이 읽고 아픔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1948년 10월에 일어난 ‘여순사건’과 유족들의 삶을 다루고 있는 ‘공마당’에는 소설 어디에도 ‘여순사건’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생생하고 절절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순천대학교 10·19연구소에서 5년째 유족들의 상처를 직접 채록?정리하는 일을 해왔다.


살아남은 자들에게 생존의 대가로 남겨진 수치심과 부끄러움, 트라우마를 작동시키는 공포의 징후들, 신경증적 우울, 생존에 대한 강박적 집착, 순결과 위생에 대한 강박증 등 정미경 소설의 인물들이 겪는 증상들은 망각과 시간에 저항하면서 하나의 사건을 가리키고 있다. 바로 ‘여순사건’이다.


이 소설집에 실린 이야기들은 모두 해당 사건 이후 남겨진 자 또는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들이다. 작가가 양민학살이라는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증언만이 아니라 그로 인해 차별받고 마녀사냥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과 그 가족들의 삶에 대해 주목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미경의 기억 작업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문학의 윤리가 무엇인지 또 이야기의 힘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증언에 편집을 거치지 않고 플롯을 생략하고 날것의 언어들을 그대로 담아내기도 한다.


2022년 1월 21일, 10·19 여순사건 발발 73년 만에 제정된 여순사건 특별법이 시행되었다. 2022년 2월 9일에는 ‘10·19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실무위원회’가 출범했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요원하다. 특별법 제정은 4·3 제주사건에 비해 20년이나 뒤처졌고, 희생자들의 위로와 그 유가족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제대로 된 기념 공간조차 없다.


정미경 작가는 순천에서 태어났다. 순천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국어국문학과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 \'광주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순천대학교 국어교육과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순천대학교10·19연구소\'에서는 5년째 10·19유족증언채록을 하고 있다.


/순천=조순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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