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4일 개최한 대선·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거침 없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들은 민주당이 스스로 민주적 규범을 파괴했고, 선거 전 부정 여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인적 쇄신\'을 제시하며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서는 \"출마하면 (당은) 혁신은 커녕 어마어마한 갈등 블랙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지방선거 평가 연속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8일 1차 회의에 이은 두번째 회의다.
이날 회의에서 발제를 맡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패배한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가 팬덤정치와 민주적 규범 파괴에 따른 일종의 환멸\"이라고 규정했다.
민주적 규범 파괴의 예로는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재보궐 선거의 귀책사유가 있을 때 무공천하겠다\'는 당헌을 개정한 것과 \'검수완박법\'(검찰수사권완전박탈법) 강행을 위해 민형배 의원이 \'위장 탈당\'을 한 점을 꼽았다.
유 대표는 당내 \'팬덤\'과 일반 국민의 \'민심\'이 괴리된 점도 지적하며 \"당이 팬덤의 지배 아래 있는 한, 중도확장도 민주주의도 불가능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기 위한)당헌당규 개정에 당원 80%가 지지했는데, 이것은 국민의 뜻과 다르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국민 과반은 반대하는데 당원들은 지지한다. 당이 안 될 때 나타나는 기본적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이재명 의원의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부정 여론이 감지됐으나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짚었다.
아울러 \'민주당의 가치 실종\'을 언급한 그는 \"민주당이 뭐하는 정당인지 사람들이 모른다\"며 \"\'내로남불\', \'부동산 무능\', \'대선불복\' 이미지로 선거를 치렀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투표를 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상황을 \"비건(채식주의자)에게 닭고기와 돼지고기 중 고르라는 이야기였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표를 위해 가치를 쉽게 버린다\"며 \"이재명 (의원이 대선) 후보(였을) 때부터 그랬다\"며 \"기본소득을 쉽게 버렸고, 표 되면 내줬다. 반복되다 보니까 무슨 일을 해도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 대표는 이날 민주당에게 가치 혁신과 인적 쇄신, 제도개혁 등 \'3대 과제\'를 제안했다.
인적 쇄신 부분에서는 \"이재명 후보는 본인을 위해, 당을 위해 출마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재명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제 주변 의견\"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46개 수도권 구청장이 국민의힘에 넘어간 상황에서 수도권 민주당 의원들이 다음 총선에 이길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을 텐데, 이재명 당대표 체제가 된다면 더 유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도개혁 부분과 관련해서는 \"혹자는 (전당대회 룰에)권리당원(의 투표 비율을)을 더 반영하자는데, 저는 팬덤과 권리당원의 연결 구조를 혁파하지 않고 국민신뢰 회복은 어렵다고 본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