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이재명계(친명)가 앞다퉈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비이재명계(비명)가 반격에 나섰다.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을 등에 업은 친명계에 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청와대 참모 출신 친문 최측근들이 잇따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최고위원 경선이 급속도로 \'친명 대 비명\' 대리전 양상을 띄는 모양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한 사람의 영웅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끝났다\"며 \"민주당은 누군가의 당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당이며 자랑스런 나의 민주당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출마선언문에 \"민주당은 나만이 고칠 수 있다는 독선적 사고로는 공감을 얻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상처만 깊어질 뿐\"이라고 적기도 했다. 당대표 출마가 임박한 이재명 의원을 필두로 당이 친명계 일색으로 재편되는 것에 제동을 건 셈이다.
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내에서 서로를 가르는 그런 문화를 없애는 게 우선순위가 돼야 하지 않을까\"라며 \"그래서 통합된 민주당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분이 당대표가 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지난 2017년 문재인 대선캠프에 영입된 고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부대변인과 대변인을 역임한 대표적 친문인사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였던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됐다. 문 전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이기도 하다.
윤영찬 의원도 같은날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과 노무현 전 대통령님,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님, 저는 민주당이 우리 대통령님들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다\"며 \"지난 문재인 당대표 시절의 ‘원칙’과 ‘상식’으로 당을 새롭게 재건해야 한다. 그 길에 내가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의원은 당 쇄신 방향으로 ▲정의로운 민주당 ▲민주적인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을 제시한 뒤 \"다른 당원을 향해 멸칭을 부르며 조롱하는 이는 민주당원이 아니다\"라며 친명 성향 \'개딸\'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집단행동을 비판했다. 이어 \"당 내 다양성을 존중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와 출마를 놓고 사전에 상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전 논의한 바 없다\"면서도 \"다만 내가 결심하고 나서 전화를 통해 출마하게 됐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윤 의원도 네이버 부사장 출신으로 지난 2017년 대선때 문재인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로, 대선 승리 후 문재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핵심 친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동아일보 후배로 지난 대선 경선때 이 전 대표를 도운 이낙연계(NY)이기도 하다.
앞서 정청래·서영교·양이원영 의원, 박영훈 대학생위원장 등 친명계에 우호적인 의원들이 대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데다가, 이 의원 최측근인 박찬대 의원 등도 금명간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후보가 14~15명 이상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민주당 전당대회 세칙상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예비경선(컷오프)으로 본경선에 오를 최고위원 후보 8명을 추릴 수밖에 없어 친명계와 비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