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의원의 중도사퇴로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에서 이재명 후보와 1대1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박용진 후보가 텃밭 광주에서 셀프 공천과 사당화, 당헌 80조 개정 논란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 때리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8·28 전당대회 호남권 순회경선을 목전에 둔 17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압도적 지지율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박 후보는 1988년 13대, 1996년 15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권 맨끝 순번에 자신을 셀프공천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0년 16대 총선에서 험지 중 험지인 부산 북강서을을 선택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며 \"자생당사가 아닌 선공후사가 민주당 정신\"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지역에 직전 대선 후보인 이 후보가 셀프 공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고 친명계(친이재명 계열)이 최고위원 독식하고, 이 후보 의사가 반영된 강령이 나오면 \'이제 이재명 당이구나\' \'이재명 맘대로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 후보가 꿩도 먹고 알도 먹고 국물까지 다 먹는건데 이렇게 되면 어느 국민들이 지지하겠느냐. 어느 한 계파와 인물이 독식해선 안된다\"고 사당화를 경계했다.
같은 맥락에서 민형배 의원 복당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민 의원 복당을 \"위험천만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자기 계파이거나 자기랑 친하거나 온정주의에 빠져 당을 또다시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게 박 후보의 판단이다.
박 후보는 \"헌법재판소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지점이 \'민주적 절차 훼손\'\"이라며 \"국민의힘 쪽에서 탈당이 아니라 꼼수 위장 탈당이라며 국회에서 민주적 절차 과정이 훼손됐다고 법리적으로 주장하는데도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 후 냉큼 복귀시킨다면 헌재 재판관들에게 아주 중요한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한 단계를 무위로 만들고, 당을 국민적 비난과 상대당 공격에 노출시키는 일을 (이 후보가)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지 깜짝 놀랐다\"며 선당후사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기소 시 당권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둘러싼 개정 논란에 대해서도 \"부정부패와 싸워온 민주당의 역사와 전통, 문재인 당 대표의 야당시절 혁신안을, 차떼기 정당 국민의힘도 갖고 있는 당헌을 도대체 왜 바꾸려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재명 방탄 규정\'이라는 당내 비판론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당대회준비위에서 의결된 당헌 제80조 개정안을 부결시켜 논란이 된 \'기소시 직무 정지\' 당헌을 유지키로 했다. 다만 정치탄압이 인정될 경우 당무위원회가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수정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