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배우자 김혜경 씨가 이른바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23일 오후 경찰에 출석했다.
김 씨는 이날 경찰 조사가 예정돼 있던 오후 2시보다 이른 1시 44분께 이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남부경찰청에 변호사 1명을 대동하고 나왔다.
그는 타고 온 차량에서 내려 조사실로 향하기 전 방문증 발급을 위해 안내실에 들러 신분증을 제시한 뒤 종합민원실을 통해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조사실이 있는 별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 씨는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으로 썼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가”, “배모씨에게 음식 배달과 대리 처방을 지시했는가”, “경찰 조사에서 어떤 부분을 소명할 예정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 씨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김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며, 일정을 조율해 김씨는 2주째인 이날 경찰에 출석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국고 등 손실죄, 직권남용권리남용행사 방해죄 등 혐의로 이 의원과 김 씨, 배 씨 등 3명을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경기지사 배우자가 왜 국무총리급 의전을 받아야 하는지 극히 의문”이라며 “배 씨를 경기도 5급 사무관으로 채용해 놓고 경기도민을 위한 일은 전혀 하지 않고 3년간이나 김 씨 수행 일만 하도록 해 국민 혈세를 낭비해왔다”고 비판했다.
배 씨는 이 사건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로, 이 의원이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청 총무과 5급 별정직으로 근무했다.
당시 그는 김 씨의 의전을 담당하며 도청 법인카드로 음식을 구매해 김 씨 집에 보내는 등 법인카드 유용을 실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월 대선을 앞두고 이 의원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도청 공무원들의 과잉 의전 등 논란이 불거지자 직접 사과한 바 있다.
김 씨는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들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